터닝포인트: 9/11 그리고 테러와의 전쟁

9/11 테러의 참상과 그 이후의 미국의 대응을 제법 상세하게 보여주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다.

팩트는 그럭저럭 잘 짚어냈는데, 문제는 그 해석이다.

회차가 넘어갈수록 자꾸 미국의 잘못을 확대해석한다.

미국을 비판하는 입장의 의원이나 출연자들은 테러범과의 전쟁을 마치 체스 게임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미 적은 테러로 무고한 미국 시민들 수천명을 학살한 뒤다. 포로 살해며, 민간인 살해가 그들에게는 이미 아무렇지도 않은 문제다.

상대는 정치적 올바름 PC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오히려 체스게임처럼 신사적으로 전쟁을 해도 미국이 마음먹는다면 누구라도 굴복시킬 수 있다는 그 생각이 대단히 오만해보여 짜증이 날 정도였다.

정보 수집이며, 포로 대우며, 영장주의의 예외며, 무력의 수단과 방법이며, 사람의 생명을 살린다는 명목의 전쟁조차도 애초에 비참한 것이다. 상대는 아군을 도와준 민간인을 수백명씩 마구 학살한다. 길을 가는 민간인으로 가장해 아군을 살해하고 폭탄을 터뜨린다. 여기저기 설치한 급조폭발물이 거리에 가득하다. 군복을 입고 신사처럼, 체스처럼 전투를 수행하는 정규군은 게릴라나 테러범이 볼때는 그냥 걸어다니는 손쉬운 표적일 뿐이다.

결국 이른바 PC주의자들은 미국의 팔다리를 꽁꽁 묶어놓는데 성공했고, 학계에서는 최소개입주의자들이 득세를 했다. 그 결과는? 오바마는 미국이 더이상 세계의 경찰이 아니라고 선언했고, 미군과 다국적군은 아프간 전쟁에서 패배했으며, 무고한 아프간 시민들은 카불을 점령한 탈레반 전사들에 의해 마구잡이로 희생되고 있다.

누가 내린 어떤 결정이라도 결정 당시가 아닌 일이 끝난 지금 시각에서 본다면 여러 오류들이 있을 수 있다. 마치 자신에게 모든 판단 권한이 있는 신인양 테러범들의 행위에는 부여할 수 있는 모든 면죄부를 주고, 테러로부터 무고한 시민들의 생명을 지키려는 국가의 노력에 대해서는 몹시 폄훼한다.

PC주의자들의 주장대로 아프간 전쟁이든 이라크 전쟁이든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9/11 테러가 없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일단 9/11 테러가 일어났고, 무고한 미국 시민들의 생명이 희생된 이상 어떤 형태의 전쟁이 되었건 있을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것이었다.

넷플릭스는 미국에 기생하면서 미국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본인들 다큐가 많은 면죄부를 준 탈레반이 점령한 카불로 본사를 옮기는 것이 어떨까 싶다.

#넷플릭스 #터닝포인트 #9/11 #테러 #테러와의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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