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일상

‘아침은 몇시에 먹을까요?’

’11시쯤 먹을까?’

훈제연어에 계란을 곁들여 간단히 먹었다.

‘이제 훈제연어는 안 떨어지도록 해야겠어. 여기 훈제연어가 꽤 맛있는데 가격도 괜찮아. 아아 한잔 할까?’

‘아아는 항상 좋죠’

원두 세 스푼 정도를 핸드그라인드에 넣었다. 이번에 주문한 원두는 과테말라 산 안티구아. 화산지역에서 재배되어 스모키한 맛과 향이 난다. 막 갈린 커피가루에서 진한 커피향이 올라온다.

‘원두가 달라질때마다 분쇄도를 매번 다르게 해야 해. 조금씩 조정해 나가야 하는 거지’

바텀리스 포터필터에 도징링을 올리고 곱게 갈린 커피를 바스켓에 쏟아부었다. 탬퍼로 꾹꾹 눌러주었다. 양이 약간 많았는지 에스프레소 머신의 그룹헤드에 아슬아슬하게 끼워졌다. 티타늄 컵을 아래에 놓고 버튼을 누르자 징 하는 제법 큰소리가 나며 커피가 추출된다. 압력게이지가 9바 까지 훅 뛰어오른다.

냉동실에서 아이스볼을 꺼내 컵에 담고 조금 흔들어 준 다음 찬물을 부었다.

‘자. 한잔 하세요’

얼마 전부터 카페인에 민감해졌다. 내 컵엔 조금만 따르고 와이프에게 건네주었다.

여유롭게 시작되는 토요일 오전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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